변리사 2차 시험 첫 도전기

갑작스러운 코로나의 습격(?)으로 인해서 시험이 3개월 연기가 된 아픔이 있었지만,

무사히 1차 시험을 치르고 첫 2차 시험을 맞이하게 되었다.

2차 시험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기 위해서 작년의 나는

2차 수험생이 처음 치르는 커리큘럼을 그대로 따라가려고 노력을 했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독이 되지 않았나 생각든다.

 

처음 1차 시험 공부를 시작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2차 공부에 대해서 처음 발을 들을 때에도, 내가 처음 공부했던 방향을

그대로 고수해도 시험 합격으로 갈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만큼 주변 사람으로부터 질문을 하고 조언을 얻는 것이 중요한 요소에 해당하는데,

이것에 대해서 나는 수험 기간 동안에는 잘 활용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나의 고집이 센 증거임과 동시에, 주변 사람으로부터 얻는 것이 무엇이 있겠나 라고 하는

바보같은 생각이 크게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대세 강의를 듣고 따라가는 편인데,

생각해보면 그렇게 하지 않고 초창기에 공부했던 방향이 옳다고 생각하는 나의 아집과 고집이

수험기간의 연장을 불러일으키는 결과가 되었다고도 생각한다.

 

이런 요소도 있지만, 가장 나에게 무섭게 찾아온 것은 압도적인 양과 암기라고 할 수 있다.

2차 시험은 민사소송법, 특허법, 상표법의 3개의 필수과목으로 이루어지고, 하나의 선택과목이 같이 있는 시험이다.

그 중 민사소송법은 1차 시험에서 배우지 않는 것이지만, 2차 시험의 꽃과 같은 과목으로서

시험의 당락을 가장 크게 좌우할 법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리고 민사소송법이 주는 양은 너무 방대해서,

한 번 본다고 하더라도 바로 습득을 하기가 어렵고

심지어 이를 암기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쉽지 않은 과목이라고 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만 암기를 하면 참 좋겠지만,

민사소송법 뿐만 아니라 특허법과 상표법을 암기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이를 단어 그대로 암기를 해내는 것보다는,

문제 풀이를 잘 할 수 있도록 맞춤식으로 암기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방법론을 알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암기를 하려는 생각을 해서 그런지

시작도 하기 전에 겁을 먹고 많이 두려워했던 것이 생각이 난다.

암기가 잘 안되어 있으니, 쓰기 연습을 하는 것도 매우 두려운 부분이었고

그렇게 되니 실력이 늘지 못하고 정체되는 것은 당연한 부분이었다.

 

기본서를 충실하게 보지 못했던 것도 생각이 난다.

흔히 2차 시험을 처음 도전할 때는, 시간이 없어서 학원에서 듣는 GS 문제를 외우라고 한다.

그만큼 시간이 없으니, 나올 가능성이 높은 문제를 외워서 풀라는 것이다.

어떤 의도로 하는 이야기인지 이해는 가지만,

차라리 기본서를 계속 반복적으로 보는게 훨씬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시험에는 어떤 것이 나올 것인지 도저히 예측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당시의 나를 생각해보면, 기본서를 보지 않고 무작정 GS만 붙잡고 있으면서

아 어렵다.. 라고 힘들어했던 시절이 생각난다.

 

이렇게 2차 시험을 치르러 갔으니,

결과는 엉망진창이었음이 분명하다.

특허법과 민사소송법은 40점대 초반의 점수가 나왔고, 상표법은 30점대 후반으로 과락이 나왔다.

합격 점수 평균이 50점대 중반 내외에서 형성이 되는 것을 생각해보면,

정말 한심한 점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결과를 받기 전에도 합격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으니...

당시의 나는 자기 객관화가 안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혼돈의 상황을 겪으면서 나는 2번째 2차 시험을 맞이하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