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제주도의 3일차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어제와 다르게 무리하게 돌아다니지 않기로 계획을 세웠다.
셋째 날인 1월 23일의 날씨는 눈이 많이 오는 날씨여서 안전이 걱정되었기 때문이다ㅠ
실제로 이 날의 날씨는 많은 눈과 거센 바람으로 모든 항공편이 결항된 그런 날이었다..

눈보라 몰아친 제주공항 항공편 97편 결항 (naver.com)
눈보라 몰아친 제주공항 항공편 97편 결항
전날도 35편 결항·200편 지연 운항 23일 제주에 강한 눈보라가 치는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항공편과 여객선 운항이 이틀째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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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이렇게 험한 날이 될 거라는 생각은 못하고,
먼저 오전에 시장에 가서 집으로 챙겨갈 먹을 것들을 좀 구매하기로 마음 먹었다.
일찍 가면 그래도 사람들이 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을 다시 찾았다.
확실히 오전에 가니, 주차하기도 너무 편리할 정도로 차가 많이 없었다.
그래도 많은 가게들이 영업을 할 줄 알았으나,
10시경에 가니 적지 않은 가게들은 문을 닫고 있는 상태였다.
육포를 판매하는 곳이 있어서 구매하려 했으나, 문이 닫혀 실패하고
오전에도 영업하는 가게가 있어 방문하여 다양한 종류의 초콜릿과 라면류 등을 구매하여 나왔다.
(상품이 다양해서 고르는데 애를 먹었다^^)
오메기떡과 한라봉 등이 눈에 들어왔지만,
막상 산다고 하더라도 계속 먹을 것 같지는 않아서 포기..!
다음 번에는 고려해보기로 하면서 시장을 나섰다.
그 다음으로 향한 곳은 2곳의 미술관이다.
갑자기 무슨 미술관? 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림으로 담아낸 제주도의 모습과 제주도에서 삶을 살아온 미술가의 자취를 눈으로 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처음으로 다녀온 곳은 기당 미술관이다.
화가 변시지 선생님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방문하였고,
당시 특별 전시인 '그림과 함께 기억되다'를 같이 진행하고 있어서,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당미술관 : 네이버
방문자리뷰 316 · 블로그리뷰 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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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원의 저렴한 입장료를 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을 하러 들어갔다.
변시지 선생님은 제주도에서 태어나시고,
젊은 생을 일본에서 지내시면서 미술을 배우셨지만
나이 50이 되시고 일본에서 배운 화풍이 아닌,
본인 만의 스타일을 찾기 위해서 고군분투하시면서 다시 제주도로 돌아오셨고,
제주도를 황갈색과 먹색 선으로 표현하면서, 제주의 풍토와 정신을 알리고자 노력하셨다.
작품을 보면, 한 명의 사람과 한 마리의 말만 나타나 있어,
어떤 이유에서 이렇게 그리셨는지 의문이 들었는데
관객이 감상하면서 작품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작품 속의 인물도 외로워야 한다는 메세지를 알고는
한 번 감탄하며 그림을 감상하였다.
한 편, 황갈색의 그림만이 아닌
상당히 어두운 색채의 그림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1991년에 제주대학교의 교수에서 퇴임을 하셨는데,
은퇴를 하시고 나서 당시 변시지 선생님의 감정이
투영되지 않았나 생각하면서, 그림을 감상하였다.
변시지 선생님의 화실을 재현한 공간도 확인할 수 있었고,
변시지 선생님의 일생을 그려온 영상을 보여주는 공간도 있어서,
들어가서 변시지 선생님의 철학과 일생을 한 번 음미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 편, 다른 작가 분들의 작품도 일부 감상할 수 있었고,
해녀를 재현한 작품이 인상에 깊었다.
미술관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짧은 시간 작품을 둘러본 것만으로도
제주도의 화풍을 변시지 선생님의 특유의 철학으로 잘 담아낸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이렇게 기당 미술관에서의 방문을 마무리하고,
다음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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